BEMS·BAS·DDC — 자동제어의 세 계층, DCS는 어디에 놓나
한눈에 보기
- 세 계층
- 현장의 DDC가 직접 돌리고, BAS가 지켜보고, BEMS가 모아서 따진다
- 층을 나누는 이유
- 위가 멈춰도 아래가 계속 돌아야 하기 때문이다
- DCS
- 이 세 층 중 한 칸이 아니다— 제어기·감시서버·HMI를 한 벌로 묶어 BAS 자리와 DDC 자리를 함께 덮는 시스템이다
자동제어 도면을 처음 받으면 낯선 약어가 층층이 쌓여 있습니다. 건물 자동제어에서 위아래로 겹쳐 놓이는 것은 BEMS · BAS · DDC 세 층이고, 늘 같이 거론되는 DCS 는 이 세 칸 중 하나가 아닙니다. 어느 층이 무엇을 하고, 층을 나누면 무엇이 좋아지는지, DCS 는 어디에 놓아야 하는지 정리했습니다.
세 층이 하는 일
현장의 밸브 하나를 여는 일과, 건물 전체가 지난달보다 전기를 더 썼는지 따지는 일은 필요한 속도도 다르고 다루는 양도 다릅니다. 그래서 한 대의 컴퓨터에 다 맡기지 않고 층을 나눕니다.
| 층 | 맡은 일 | 다루는 것 |
|---|---|---|
| DDC 현장 제어 |
직접 돌린다 | 센서를 읽고 밸브·펌프를 움직입니다. 초 단위로 반응해야 하는 루프가 걸리는 층입니다. 다만 모든 루프가 그렇지는 않아, 실온·습도처럼 느리게 움직이는 대상은 분 단위 주기로 도는 경우도 흔합니다. |
| BAS 건물 감시 |
지켜본다 | 여러 제어기를 한 화면에 모으고, 시간표대로 켜고 끄고, 경보를 띄웁니다. |
| BEMS 에너지 관리 |
모아서 따진다 | 쌓인 값을 기간·용도별로 비교해 어디서 새는지 찾습니다. 분·시간 단위면 충분한 경우가 많습니다. 최대수요전력은 국내에서 통상 15분 수요 주기를 기준으로 관리하며, 이 제어와 수요반응(DR) 대응은 BEMS 가 아니라 별도의 수요관리 설비가 맡는 것이 일반적입니다. |
왜 층을 나누는가
가장 큰 이유는 위가 멈춰도 아래가 계속 돌아야 하기 때문입니다. 서버를 껐다고 공조기가 서면 안 됩니다. 제어는 현장에 두고, 위층은 보고 판단하는 일만 맡습니다.
두 번째 이유는 양입니다. 현장에서 초마다 올라오는 값을 그대로 다 저장하면 쓰지도 않을 자료가 쌓입니다. 아래층에서 걸러 올리고, 위층은 필요한 만큼만 받습니다.
DCS 는 층 이름이 아니다
세 층 그림의 맨 아래 칸에 DCS 를 적어 넣은 자료를 자주 봅니다. 맞지 않습니다. DCS(Distributed Control System) 는 현장 제어기만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, 여러 대로 나뉜 제어기에 상위 감시 서버와 운전원 화면(HMI), 엔지니어링 툴까지 얹어 한 묶음으로 공급되는 완결된 하나의 시스템입니다.
그래서 DCS 는 BAS 의 아래 칸이 아닙니다. 제어기까지 한 벌에 들어 있으므로 발전·석유화학처럼 공정이 크고 연속으로 도는 플랜트에서는 BAS 자리와 DDC 자리를 함께 덮습니다. 건물에서라면 감시 화면과 현장 제어기를 따로 고르던 것을 한 공급 단위로 묶어 놓은 셈입니다. 현장에서 실제로 밸브를 여닫는 것도 DCS 안의 프로세스 컨트롤러이지, 그 아래에 다른 제어층이 또 깔리는 것이 아닙니다.
여기서 PLC 를 DCS 하위 층으로 그려 놓은 자료를 자주 봅니다만, 둘은 위아래 관계가 아닙니다. PLC 는 제어기 단품이고, 감시 화면과 이력은 SCADA·HMI 를 따로 붙여 채웁니다. 즉 「DCS 한 벌」과 「PLC + SCADA/HMI 조합」이 같은 자리를 놓고 갈리는 별개 구성이며, 어느 쪽으로 갈지는 공정 규모와 납품 단위, 유지보수 체계를 함께 보고 정합니다.
이름 앞의 「분산」도 오해하기 쉽습니다. 제어 기능이 한 대에 몰려 있지 않고 여러 제어기에 나뉘어 있다는 뜻이지, 위에서 시키면 아래에서 움직인다는 계층 위치를 가리키는 말이 아닙니다. 도면에 DCS 라고 적혀 있으면 「맨 아래 칸」이 아니라 「제어는 여러 제어기로 나뉘어 있고, 그 위의 감시·엔지니어링까지 한 벌로 함께 들어온다」로 읽는 편이 맞습니다. 나뉘어 있는 것은 제어 기능이고, 한 벌인 것은 공급 단위라 서로 어긋나지 않습니다.
현장은 다섯 계통으로 갈린다
맨 아래 붙는 것들은 보통 성격에 따라 다섯 갈래로 나눠 봅니다. 정해진 분류라기보다 도면을 훑을 때 쓰기 편한 묶음입니다.
- 설비 — 열원, 펌프, 팬, 열교환기
- 계량 — 전력량계, 열량계, 유량계
- 전력 — 수배전 계통, 보호계전기
- 조명 — 조명제어 모듈
- 신재생 — 태양광, 지열, 풍력, 연료전지
계통마다 신호의 성격이 다릅니다. 설비는 여닫는 제어가 많고, 계량은 시간에 따라 값이 쌓여 가는 적산값이며, 전력은 순간을 놓치면 안 됩니다. 이 신호의 성격이 어느 층에 붙일지를 가리는 첫 기준이 됩니다. 여닫는 제어는 DDC 에 물리는 것이 자연스럽고, 적산값은 BAS·BEMS 로 바로 올리는 편이 낫습니다. 다만 신호의 성격만으로 배치가 정해지지는 않아, 안전등급·감시요건·계약조건이 함께 작용합니다.
상하수 처리는 이름이 다르다
층을 나누는 발상 자체는 상하수 처리에서도 같습니다. 다만 부르는 이름과 묶는 단위가 다릅니다. 전 계통을 한자리에 모아 보는 쪽은 중앙감시제어(SCADA), 현장에서 계열·공정별로 묶는 쪽은 현장제어반(LCP), 실제로 설비를 움직이는 제어기는 PLC 라고 부르는 것이 보통입니다.
BEMS 자리에 FEMS 를 그대로 끼워 넣은 자료도 있으나, FEMS 는 이름 그대로 공장(Factory) 의 에너지관리를 가리키는 말입니다. 상하수 처리시설을 공장으로 놓고 1:1 로 맞바꿀 수 있는 명칭이 아닙니다.
층이 갈리면 통신도 갈린다
층마다 주고받는 것이 다르니 통신 방식도 달라집니다. 아래층은 값 하나하나를 짧은 주기로, 위층은 걸러 모은 기록을 긴 주기로 한꺼번에 주고받습니다.
| 구간 | 오가는 것 | 성격 |
|---|---|---|
| 현장 ↔ DDC | 센서값, 접점, 출력 명령 | 초 단위. 하위 제어기에 로컬 폴백을 두지 않은 구성이라면 끊기는 순간 제어가 멈추므로 가장 튼튼해야 합니다. |
| DDC ↔ BAS | 모아 올린 값, 경보, 스케줄 | 여러 제어기를 묶으므로 개방형 통신이 유리합니다. |
| BAS ↔ BEMS | 걸러 모은 기록, 집계 | 분·시간 단위. 하위 장치가 그동안의 값을 담아 두는 계통이라면 끊겨도 복구 뒤 몰아 보낼 수 있습니다. 다만 버퍼가 다 차면 오래된 값부터 덮어쓰므로, 끊긴 시간이 버퍼가 버티는 시간보다 길면 그 앞쪽 구간은 복구해도 채워지지 않습니다. |
DDC ↔ BAS 구간을 특정 회사 전용 방식으로 묶으면 나중에 제어기를 늘리거나 바꿀 때 사실상 같은 회사 제품으로 묶이는 제약이 생깁니다. 게이트웨이나 프로토콜 변환기를 두어 다른 제품을 이어 붙이는 방법이 있기는 하나, 장비가 한 단 늘고 넘길 수 있는 점의 종류와 개수가 제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. 사양서에서 이 구간의 통신 방식을 확인해 두어야 하는 이유입니다.
